위성운/언론인

국민의당이 대선 5일을 앞두고 폭로한 대통령아들 특혜취업 구술 증거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후폭풍이 매섭다. 대선패배 후 재건에 나선 국민의당은 비대위를 꾸린 후 개혁드라이브를 걸고 있던중 치명적인 돌출 사태가 들이닥쳐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총선직후 리베이트 사건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했으나 지난 15일 항소심재판에서 1심에 이어 전원 무죄판결을 받아내 당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러나 7명 전원 무죄라는 들뜬 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하는 극한 상황으로 빠져든 것이다.

총선 리베이트 충격 1년 만에 다시 찾아든 재앙이다. 지방선거가 예정된 1년 후에는 또 무슨 정치재앙이 닥칠지, 불길한 전조 증상 같은 느낌마저  든다. 국민의당은 1년주기로 치명적인 홍역을 치러야하는 운명 같은 존재인가. 대선패배 트라우마 극복은 커녕 호남에서의 내년 지방선거 공포증이 덮쳐 내상만 깊어졌다.

민주당과의 천지간 지지율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최대 무기인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도 활력을 잃게 됐다. 정권을 잡은 민주당출신 대통령의 아들 사건에 대한 검찰 타깃이 어디일지는 분명해진다. 조작에 직접나선 여성당원이나 이를 교사한 최고위원선에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이번만큼은 샅샅이 파헤쳐 관련자들을 모조리 들추어 국사범차원에서 엄벌해야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도 국민의당으로서는 악재다. 민심은 거꾸로 가고 칼끝은 무섭게 번쩍거린다. 그럴수록 국민의당은 조작 당사자들 선에서 사건이 마무리되길 바라는 소망은 한층 간절해질 것이다.

청문회 슈퍼위크를 맞아 수세에 몰리던 민주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조작 사과를 꼬리 자르기라고 평가절하하고 공작정치, 정치게이트로 몰며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파문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경심사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요구에 협력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계산이 깔려있을 법한 공격이다. 여야 대치 정국에서 국민의당 운신 폭이 한층 더 좁아지게 됐다. 그렇다고 이 사건이 청와대와 민주당이 바라는데로 굴러가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소통과 협치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가 파문확산을 경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유추해석은 박지원대표가 특검을 들고 나와 국민의당 조작사건과 함께 문준용씨 특혜의혹도 함께 다루자고 제안한데서 비롯됐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취임 일성으로 철저한 수사와 함께 특혜채용의혹도 밝혀져야 한다고 맞장구친 것도 가능성을 높힌다.

인사청문회등 정치현안 관철을 위해서는 국민의당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국민들중 상당수는 국민의당 윗선 사전인지와 특혜채용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적당한 선에서 정치적 타협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가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이다.

조작파문은 시간이 지나면 상처를 남긴 채 재생 가능한 수준에서 진화될 것이다. 차떼기정치자금 모금으로 위기에 몰렸던 정당이 집권까지 한 사례가 진화가능성의 확실한 근거다. 그러나 지도부 책임론과 획기적인 내년 대선 호남 선거 전략 검토 요구가 급부상할 것이다.
 
1년전 총선 게이트가 발생했을 때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물러난 게 족쇄적 준거로 작용할 수 있다. 안철수 전대표의 처신이 주목된다. 두가지 과제중 무게가 더실린 것은 내년지방선거 호남 석권 목표달성이다. 한자리라도 빼앗기게 되면 국민의당 기반은 무너진다는 절박감은 누구나 공감한다.

대통령 아들 특혜 의혹조작사건이 터지기 전에 호남선거전에서 국민의당이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꿈틀거렸다. 두가지 근거에서 나온 여론추이다. 반사이익과 인물우위론이 그것이다. 그런 민심흐름은 새 정권의 헛발질이 잦아질 것이고 자살꼴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에서 나왔다.
 
패권적 정치행태, 밀어붙이기, 말뿐인 소통, 급진적 정책 드라이브 등이 헛발질과 자살골을 이끌어낼  조짐들이다. 이처럼 반전의 싹수가 보이고 있는 시기에 국민의당이 엄청난 악재를 만나 지지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호남에서 경쟁력 갖춘 인재는 오히려 넘쳐난다는 사실도 우위 여론을 뒷받침한다. 유승엽,조배숙,김관용의원등은 전북지사 선거에서 당선이 점쳐지는 인물들이다. 광주시장의 경우도 다를 게 없다. 박주선, 김동철, 장병완 의원 등이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전남도지사 출마가 예상된 주승용 의원은 언론이 이미 유망주로 평가한 유력 후보군에 속한다. 민주당이 광주시장 후보로 대선 급을 내세운다는 보도가 국민의당 우위론을 뒷받침하는 총괄적 징표다. 

구술 조작사건이 터진 후 국민의당 존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국민의당이 존재해야 새 대접받는다는 걸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들로부터 캐스팅보터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비교우위 인물론 공감을 이끌어낸다면 지역 표심 결집 기회는 반드시 오게 될 것이다. 1년 후의 표심은 지금 이 시간에 결정되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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