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주민들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비가 조금 내렸지만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이다. 군동에서는 마을의 한 주민이 자신의 논에 물을 주지 않는다고 저수지에 설치된 양수기의 연결호스를 잘라버린 일이 일이났고 도암과 신전등 간척지가 집중된 곳에서는 서로 웃물을 받기 위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농민들의 마음이 예민해져 있다는 증거다. 원래 벼 농사라는게 농민들에게 1년 먹거리를 장만하는 일인데, 그것을 물 때문에 망친다고 생각하면 이건 보통일이 아니다. 물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저런 일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갈등은 필연적인 일이다. 물 때문에 일어나는 갈등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몇 곱절 수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일일 정도다.

우리는 수 없이 겪은 가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게 68한해와 73한해다. 1968년과 1973년 살인적인 가뭄이 엄습했다. 가뭄을 견디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날 정도였다. 60, 70년대 대한민국의 이농현상을 공업화에 따른 인구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60% 이상이 가뭄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비가 오지 않아 농사를 짓지 못하는 상황은 농민들에게 삶자체와 연결되는 심각한 일이었다. 물 때문에 살인사건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때는 저수지도 턱없이 부족했고, 지하관정을 파는 일은 상상을 못할 때였다. 그냥 하늘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농민들은 더욱 예민해 있었고, 물싸움이 심각할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농업용수 시설도 꽤 잘돼 있는 편이고, 여러 가지 기술도 발전해서 지하의 물을 뽑아쓰는 상황도 좋아졌다. 어떻게 해서든 슬기를 모으면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많다.

이런 상황때 서로 다툴게 아니라 서로 힘을 합해서 가뭄을 극복할 슬기를 찾아야 한다. 가뭄은 지혜를 모아야 극복하는 것이지, 서로 싸움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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