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저서 경세유표 200주년을 맞아 며칠전 강진에서 학술대회가 열렸다. 근세에 다산을 가장 깊이 연구했던 위당 정인보선생은 ‘담원국학산고(1955)’에서 ‘다산 선생의 평생 대저중에 방례초본 하나의 책이 바로 선생 저서의 대표다’라고 말했다. 방례초본은 경세유표의 옛 이름이다. 경세유포를 500권중에 가장 대표저서로 본 것이다. 그만큼 경세유표가 다산의 저술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다산은 경세유표를 저술한 목적을 분명히 제시했다. 신아지구방(新我之舊邦)이라 했다. 우리의 오래된 나라를 새로운 나라로 개혁해 보자는 것이었다. 다산은 당시 나라를 이렇게 진단했다. ‘조용히 생각해 보건대 나라 전체가 털끝 하나인들 병들지 않은 부분이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말 뿐이다’ 라고 했다.

경세유표는 이렇듯 나라를 근본부터 바꾸자는 것이었다. 다산이 경세유표를 통해 제시한 국가개혁은 다양하다. 관제의 개혁, 교육개혁, 과거제도의 개혁, 공무원 고과평가제도의 개혁, 언론의 활성화, 세제개혁, 군인복지향상, 애민정책 확대, 과학기술개발등 오늘날 우리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와 큰 차이가 없다.

이렇듯 다산이 경세유표를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주장은 오늘날 우리가 맞딱드리고 있는 사회문제와 너무 흡사하다. 책이 나온지 200주년되는 해에 새 정부도 출범했다. 새 정부도 많은 것을 바꾸려 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 적폐청산을 부르짖고 국가를 새롭게 개혁하자는 ‘리셋코리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0년전 국가를 리셋하자던 다산의 목소리가 오늘처럼 크게 들리는 때가 없다. 촛불을 밝혀 구체제를 무너뜨린 대한민국의 힘은 대단하다. 그런 큰 힘을 모아 이제 다산의 개혁과제를 21세기의 개혁과제로 수정 보완하여 실행하고 실천해야 한다.

강진은 다산의 학문이 활짝 피운 곳이다. 강진에서 경세유표를 저술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경세유표 200주년을 맞아 강진이 다시한번 도약하는 계기를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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