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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한통을 받았다. 동국대 최동순 교수에게 온 메일이다. 그 안에 정명국사 천인에 대한 연보가 적혀 있었다. 놀라웠다. 나는 늘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왜 원묘국사 요세스님은 정명국사 천인에게 의발을 물려줬을까? 정명국사의 연보를 통해서 안 사실이지만 정명국사는 진정국사보다 고작 1살이 많았을 뿐이다. 출가한 해도 1228년 같은 해다. 천인은 24세, 천책은 23세에 불과했다. 천인과 천책은 함께 현관賢關(고려시대 국자감)에서 공부를 했다. 천인은 천책보다 2년 앞선 17세에 현관에 입문을 한다. 그리고 국자감에서 제일석第一席을 차지할 정도로 주변의 인정을 받는다. 그렇지만 무신의 난 이후로 등용의 폭이 좁아진 춘관시에서 번번이 급제를 하지 못해 다른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반
금릉풍월
강진일보
2012.03.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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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응진당 마당에 매화나무를 심었다. 다 자라지도 않은 어린 나무들이 겨울 찬바람에도 아랑곳 않고 저마다 꽃망울을 품고 서 있는 모습을 겨우내 지켜봤다. 봄바람이 분다는 우수를 지나 때마침 내린 비에 슬며시 몸짓을 키우는 꽃망울들. 언제 꽃을 피울까? 기대하는 마음에 이른 봄 매서운 바람이 도리질을 한다. 꽃샘추위다. 이맘때면 늘 애가 탄다. 겨울 찬바람이 조그맣게 움 터서 맺혀 있는 꽃망울을 더욱 옹골지게 하고 그 매서운 추위가 매화의 향기를 더욱 짙게 만든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원묘국사가 생존했던 시절은 고려의 암흑기였다. 각 지역에서 민란이 일어나고 무신이 정권을 창탈했으며 급기야 몽고와 왜적의 침략으로 민초의 삶은 파탄에 이른다. 원묘국사를 모셨던 진정국사의 호산록을 보면 오
금릉풍월
강진일보
2012.03.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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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차의 대표적 이름이었던 작설차란 이름이 강진에서부터 비로소 등장하여 상품이 됐다. 작설차나 그냥 차란 일반대명사에서 만든 지역의 이름으로 차가 대중들에게 걸어나오기 시작하였다는 것은 왜 강진이 한국차산업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기 충분하다”우리나라 차산업에 있어 근 현대의 큰 맥을 그을 때 그 중심에 강진이 있다. 다산이 백련사의 아암혜장에게 차를 구하였던 와 유배가 끝날 때 남긴 그리고 월출산의 다신계 계원들의 유풍을 간직한 일제강점기의 이한영의 차업에 관한 기록은 우리 나라 근현대차산업을 조망하는데 있어 반드시 살펴보아야할 중요한 핵심사료이다. 그리고 요사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덕리의 는 우리나라 차산업의 근대화 과정이
금릉풍월
강진일보
2012.03.0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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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찾고 있던 보물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 어울려 있다. 즉 눈부시게 반짝이는 아침의 동백나무 숲, 비 개인 월출산 하늘에 떠있는 구름, 그리고 밝은 달이 탐진강을 건너올 때를 차를 마시기 좋은 때라고 다산이 말하였다는 것을”금릉의 네가지 보물을 찾아나섰다가, 월출산의 달과, 만덕산의 동백, 탐진강의 청자를 만났다. 이 달과 동백 그리고 청자를 보다 더 아름답게 하는 것은 강진의 차가 있기 때문이다.차는 우리가 찾는 강진의 네 번째 보물이다. 이곳 강진에서 18년간 머물렀던 다산은 차 마시기 좋은 때를 일러 ‘아침나절 꽃이 피어날 때, 뜬 구름이 비 갠 하늘에 곱게 떠 있을 때, 낮잠에서 갓 깨어났을 때, 밝은 달이 푸른 시냇가에 휘영청 비추일 때’라고 하였다
금릉풍월
강진일보
2012.02.2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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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릉풍류 탐진강 물결위에 청자가 노니네 우리 민족의 위대한 유산 가운데 하나인 비색청자는 세상에 없는 신비로운 색상이다. 흔히 비취빛에서 비색이 나왔다고 하지만, 비색청자의 비색은 비취보다는 신비한 색이란 말에서 나온 것이다. 과연 이 비색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으면 강진의 탐진강으로 가야한다. 탐진강의 이름은 탐라(지금의 제주)의 사자가 조공할 때에 배가 이 강의 하구인 구십포(九十浦)에서 머물렀다고 해서 탐라의 탐자와 강진의 진자를 따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이 이름 외에도 예양강(汭陽江) 또는 수녕천(遂寧川)의 이름이 있다. 탐진강이란 이름에서는 뱃길이 있고, 예양강이란 이름에는 북쪽에서 흘러드는 물이란 뜻과 월출산의 남쪽이란 지정학적 뜻이 담겨있고, 수녕천이
금릉풍월
강진일보
2012.02.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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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동백은 세상의 여느 동백보다 아름답다. 특히 바닷가에서 피는 붉은 동백꽃을 해홍(海紅), 해홍화(海紅花)이라고 하는데, 동백의 낯선 이 이름을 전해주는 사람은 바로 동양의 시선이라고 하는 이태백(701~762)이다. 이태백은 “해홍화는 신라국에서 자라는데 꽃이 매우 선명하다.(海紅花 出新羅國 甚鮮)”고 했다. 우리나라의 동백이 우리보다 중국에서 오히려 더 알아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렇다면 우리의 동백 가운데 과연 어떤 동백이 중국에 알려지고 이태백에게까지 전하여 졌을까? 그 해답은 그 당시 해상교통을 통해서 알 수 있다.‘8∼12세기 한중 해상 교통로의 변천과 의미’를 저술한 대구대학교 윤재운 교수는 “828년 설치한 장보고의 청해진을 시작으로 약 600km에 달하는 바닷길을 신
금릉풍월
강진일보
2012.02.0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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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에서는 달빛에 어울린 산이 아름답고, 영암에서는 산 위의 달이 아름답다.오래전 강진은 금릉(金陵)이라 불렸다.그 지명이 언제부터 불리었는지는 알수 없지만, 본래 금릉은 오늘날 중국 남경(南京)의 옛 칭호이다. 금릉의 또 다른 이름으로 석성(石城)이 있다. 그 유래는 에 나오는 손권이 금릉에 도읍을 정하고 석두산성을 쌓은 다음부터이다. 명나라를 창건한 주원장이 도읍지를 정한 곳도 바로 이 금릉, 그 이후 오늘날의 남경이 된다. 월출산이 설악산 주왕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대표적인 석산인 것과 강진의 성전(城田)이라는 지명을 통하여 금릉이라고 이름 지어진 유래를 밝힐 수 있을 것도 같다. 초나라 위왕이 왕기가 서렸다고 금을 묻었다는 금릉, 과연 강진에는 어떤 금이 묻혀있을까? 그
금릉풍월
강진일보
2012.01.31 16:56